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니시노 태국 감독의 장외전에 현명하게 대처한 박항서 감독의 소식입니다.

 베트남과 태국은 축구를 사랑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이기에 서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매우 강했습니다. 원래 동남아시아 축구에선 태국이 강세를 보이며 숙적 베트남에도 박항서 감독 부임전 15승 4 무 2패로 상대 전적에 우위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 것이 작년(2018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 반전됐습니다.

킹스컵에서 숙적 태국을 이긴 베트남 대표팀 (AP 연합뉴스)

 

 킹스컵에서 태국을 1대 0으로 물리쳤으며,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원정에서도 0대 0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11월 19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최종 예선을 향한 두 나라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이 매치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태국의 현재 감독이 바로 일본의 니시노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베트남과 태국이 라이벌이듯 우리나라와 일본 또한 숙명의 라이벌입니다. 이런 특수성을 띄고 있는 두 감독의 한 일 대리전에 니시노 감독이 먼저 불을 지피면서 흥미로운 장외전이 시작됐습니다.

아니, 왜 이제 와서 그러세요 니시노 감독님? (AP 연합뉴스)

 

 지난 20일, 폭스 스포츠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니시노 감독은 지난 아시아 2차예선 베트남과의 경기를 복기하면서 베트남이 '시간 끌기'를 하였다고 주장하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홈 경기인만큼 득점이 필요했던 태국이었는데, 태국 송크라 신 선수와 경합 뒤 쓰러진 베트남 선수가 일부러 늦게 일어났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 니시노 감독입니다.

 그는 이와 더불어 베트남의 시간 끌기는 이해할 수 없으며, 수준이 낮아서 시간 끌기를 하면 상대팀은 정규 시간을 전부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며 베트남 대표팀의 수준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하였습니다.

 베트남 대표팀 부임 후 선수들로부터 아버지라 불릴 만큼 선수들을 아끼는 박항서 감독의 입장에서는 매우 화가 났을, 굉장히 자극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저는 박항서 감독이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했었는데, 저의 걱정은 역시나 기우였습니다.

 

"자신부터 성찰하고 말하라" 박항서, '내로남불' 니시노에 따끔 충고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60) 감독이 니시노 아키라(64, 일본) 태국 감독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29일(한국시간) 베트남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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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기사에 따르면 지난 29일,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매체 '24h'와의 인터뷰를 통해 니시노 감독에게 '모든 지도자는 상대팀을 평가할 때 항상 조심스러워야 한다'면서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절대로 선수들에게 시간 지연을 지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킹스컵 경기 당시와 니시노 감독의 예전 모습을 떠올렸을 때 니시노 감독이 시간 지연을 지적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바로 니시노 감독의 '내로남불'에 대해 지적한 것입니다.

박항서 감독은 전술 뿐만 아니라 인터뷰 기술도 상당히 뛰어나다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의 이번 대응은 먼저 자존심을 건든 니시노 감독을 상대로도 차분했으며, 상대를 비난하기보단 자신을 돌아보라며 오히려 충고해주는 차분하고도 '팩트'에 기반한 좋은 대응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도 니시노 감독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을 이끌고 폴란드와의 조별예선을 치를 당시 1대 0으로 뒤지고 있음에도,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한 16강 진출을 노리며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릴 것을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인이 보는 월드컵인 만큼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지시를 계속했고, 결국 월드컵 최악의 경기라는 평을 남기고 일본은 16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런 선례가 있는 니시노 감독인 만큼, 박항서 감독의 말처럼 과연 시간 지연에 대해 지적할 수 있는지 저 또한 의문이 듭니다.

 이번 니시노 감독이 시작한 장외전의 이유라 하면, 바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니시노 감독의 부임 이후 박항서 감독처럼 큰 변화를 바란 태국이었으나, 현재까지 옛날 동남아시아 최강팀의 면모는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와중에 홈에서 베트남과 비겨버렸으니 태국 내에선 박항서 감독을 인정함과 동시에 니시노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여론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니시노 감독은 자극적인 장외전을 통해 상대를 도발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베트남과의 경기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다가오는 태국전을 준비할 박항서 감독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승부욕이 엄청 강한 분입니다. 때문에 언론으로의 대응과는 달리 이번 태국전에 엄청난 준비와 동기부여를 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먼저 상해버린 자존심 회복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홈경기임과 동시에 태국과 함께 예선 G조 공동 1위인 만큼 태국을 꺾는다면 최종 예선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베트남이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두 나라의 피할 수 없는 대결 (구글 웹 캡쳐)

 

 앞서 말했듯이 숙명의 라이벌전임과 동시에 한, 일 양국 감독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될 베트남과 태국의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입니다. 장외전으로 분위기가 더 뜨거워진 가운데 과연 이 단두대 매치에서 모든 것을 차지할 팀과 감독은 누가 될지 개인적으로 기대가 됩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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