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었던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코레일 축구단의 2019 대한민국 FA컵 2차전 소식입니다. 

 이번 2차전은 승자가 누가 되든, 역사를 쓰는 경기였습니다. 우리나라 3 부격인 내셔널 리그팀의 우승은 FA컵 역사상 없었으며, 종전 최고 기록은 2005년 FA컵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미포조선 돌고래팀이었습니다. 때문에 대전 코레일은  FA컵 1부 리그팀이 아닌 하위리그 최초 우승팀이 될 수 있었습니다. 

 K리그 1 전통 명가 수원 역시 FA컵 4회 우승으로 포항과 공동 1위였습니다. 때문에 이번 FA컵 우승 시 포항을 제치고 최다 우승팀과 함께 최초로 5회 우승팀이 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게다가 이 외에도 만약 대전 코레일 우승 시, AFC 라이센스가 없는 대전 코레일 대신 K리그 1 3위 팀이 ACL 챔스 직행권을 획득하고, 4위 팀이 ACL 챔스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등 이 경기 결과는 많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수원 삼성, 이번 FA컵 승리로 FA컵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 (수원 삼성 페이스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여기서 언더독의 반란을 바란 팬들도 있었겠으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수원 삼성은 염기훈, 타가트, 김민우 선수를 최전방에 두고 후방에는 3백을 둔 3-4-3 포지션으로 공격적 운영을 예고했습니다. 

 대전 코레일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울산, 서울 이랜드, 강원 FC, 상주 상무 등 강팀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팀입니다. 그만큼 저력 있는 팀이었고, 이를 경기력으로 증명하는 전반전이었습니다. 원정 경기임에도 강한 전방 압박으로 볼을 소유한 대전 코레일은 특히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좋은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며 수원 삼성의 골문을 노렸습니다. 준비를 많이 해온 것이 느껴졌지만 아쉬웠던 점은, 연계 이후 마무리와 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프로와 세미 프로의 차이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 초반 고전한 수원 삼성이지만, 상대 진영에서 나온 공격 기회를 놓치지는 않았습니다. 전반 14분경 염기훈 선수의 발 끝을 떠난 볼을 중앙에서 수원 선수들이 연계해 줬고, 연이은 연계에 마크를 놓친 사이 빠른 속도로 달려든 고승민 선수가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망을 흔들며 수원 삼성의 리드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경기 양 팀의 무득점으로 연장전까지 갈 수 있는 경기였으나, 이 골로 인해 경기는 90분 안에 끝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기 선발 출전한 고승범 선수는, 이전 8경기 무득점을 기록 중이었는데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32분경 염기훈 선수가 추가골을 뽑아냈으나, VAR판독 결과 핸드볼임 판정으로 무효처리됩니다. 이후에도 강공을 펼친 수원이나, 40분경 대전 코레일의 김형근 선수의 연이은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며 전반전은 1대 0으로 종료됩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연이은 세트피스 기회에서 득점을 노리던 대전은 후반 8분경, 세트피스 과정에서 여인혁 선수의 헤더가 골망을 가르며 동점을 이루는 듯했으나,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VAR판독을 거치게 됩니다. VAR 영상에서 상당히 애매모호한 수비라인이었기에, 주심이 직접 VAR을 확인할 것이라 예측했으나, 주심은 VAR판독을 그대로 적용시키며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들이고 골을 무효처리시킵니다.

 만약 대전의 골로 인정됐으면 이후 분위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중요한 상황이었기에 주심의 판단에 의아함을 품었으나,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위기를 넘긴 수원은 23분경 고승범 선수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멀티골을 뽑아내며 2대 0의 리드를 가져옵니다. 이후 기세를 잡은 수원은 32분경 김민우 선수의 골과 40분경 염기훈 선수의 대회 득점왕을 확정 짓는 쐐기골로 4대 0 대승으로 경기를 마칩니다. 

최선을 다한 대전 코레일 축구단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대전 코레일 페이스북)

 

 확실히 대전이 골 취소 판정 이후 많이 밀리는 형세였습니다. 아쉽겠지만, 지난 1차전을 비롯하여 이번 경기 또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열심히 뛴 대전 선수들입니다. 진심으로 멋진 준우승 팀이었고, 올해 강릉시청이 10년 만에 우승을 거둔 내셔널 리그의 마지막을 빛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3부 리그 격이었던 내셔널리그는 사라지고, K3와 K4리그로 개편되어 편성될 예정인 만큼, 대전 코레일의 이번 발자취는 앞으로 있을 새로운 도전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 시즌 이렇게 넘긴다고 하지만, 다음 시즌은 과연..(수원 삼성 페이스북)

 

 그리고 수원 삼성은 이번 다섯 번째 우승으로 FA컵 최다 우승팀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ACL 챔스 직행권 획득과 더불어 영광스러운 결과물이라 생각되지만, 5골로 대회 득점왕에 오른 고참 염기훈 선수와 이임생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의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한 만큼 현재 상황은 좋지 않은 수원입니다.

 실제로 K리그 1 명가로 평가받던 수원 삼성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에 비해 소극적인 투자로 이번 시즌 ACL 진출 실패와 리그 성적 또한 8위로 쳐져있는 상태입니다. 내년 선수 보강 없이는 ACL과 리그, FA컵 병행이 힘들어 보일 수원 삼성이기 때문에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와는 다른 양상의 축구 붐이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월드컵 결과로만 관중들을 끌어 모은 것이 아닌, 연령대 대표팀의 활약, 국가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과 해외파의 선전, 대구 FC의 모범적인 구단 운영 사례 등으로 인해  K리그 1, 2의 유료 관중 입장이 대박을 친 올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구단들이 선수단과 마케팅 등에 투자를 늘린다면, 이번 흥행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모기업이 탄탄한 수원의 투자는 K리그 흥행에 있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원의 서포터즈들은 인기 팀 전북과 대구, 인천만큼 충성도가 높고 수도권이라 관중 동원에도 유리한 만큼, 수원의 투자로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이는 곧 K리그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글 검색결과 캡쳐)

 

 한편 이번 FA컵 결과로 인해 K리그 1 3위 팀만이 ACL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상황인 만큼, 남은 두 경기에서 사활을 걸게 될 서울, 대구, 강원, 포항입니다. 물론 1 경기만 승리하면 3위를 확정 짓는 서울 FC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공은 둥글기 때문에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섣부르고, 최근 3경기 무승인 서울인 만큼 이번 K리그 1 남은 두 경기는 우승 경쟁과 3위권 경쟁으로 인해 뜨거울 전망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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