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지난 9월 A매치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있을 예선전을 치를 대표팀에 대한 고찰에 관한 얘기입니다.

 조지아와의 친선전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예선전을 치르면서 가능성과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대표팀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능성이란 조지아전 과감한 선발 기용을 통한 새 얼굴과 스리백 포메이션 실험이며, 아쉬움은 역시나 수비적인 팀을 상대하는 해결책입니다. 이유는 글을 써 내려가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스리백의 불안함과 황의조 선수의 킬러본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던 조지아전(KFA 공식 SNS)

 

 조지아와 치른 친선전은 정말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지아의 실제 수준이 피파랭킹과 다르게 전혀 낮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아시아 팀들보다 기술과 체격에서 훨씬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좋은 스파링 파트너였습니다. 이런 경기에서 무승부를 가져온 것이 오히려 우리가 얻은 소득이라 생각됩니다.

 비록 예상외로 공격적인 조지아 덕분에 스리백 전술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스리백 운영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볼 수 있었고, 이강인, 이동경 선수 등 새로운 얼굴들도 기용하면서 가능성을 점검해 봤습니다.

 지금 대표팀의 Plan A는 포백을 기본으로 한 4-1-3-2 또는 4-2-3-1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리백도 Plan A로 제대로 정립하여 나중에는 포백의 Plan A, 스리백의 Plan A를 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스리백을 어떤 상대든 상관없이 써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카타르 월드컵까지 3년이나 남은 만큼 가능성이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전제조건은 스리백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윙백 선수를 발굴해 내는 것이며, 아직까진 안갯속인 듯 하나, 선수들끼리 자주 발을 맞춰보면서 전술에 대한 이해와 연습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치르고 나서 고민거리 두 가지를 떠안은 대표팀에 대한 얘기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민 하나는 지금의 라인업을 고수할 것인가와 두 번째가 손흥민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입니다. 

 첫 번째입니다. 이번 경기를 보고 아시아 예선에서 만큼은 예선을 이기기 위한 선수 선발을 하자는 의견을 봤습니다.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높이를 지닌 김신욱 선수를 비롯하여 그간 많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아시아 팀 수준이 낮은 만큼 백승호, 이강인 선수 등에게 기회를 많이 주자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과 기용 방식에 적극 지지하는 바입니다. 이유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 10 연속 진출을 노리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예선이 버겁고 본선 진출만이 목적이라면 저 또한 김신욱 원톱 포메이션을 적극 지지하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목표는 그보다 높은 본선에서의 토너먼트 진출입니다. 

 이런 목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선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봅니다. Plan A를 적립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어떤 팀이든 비슷한 선수가 기용되면서 발을 맞춰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두고 보수적인 기용이다, 뽑히는 선수만 뽑힌다라고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대표팀을 이끌어가는데 별로 도움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Plan A라고 내민 저번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답답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한 와중에 매번 당장의 경기를 이기기 위한 라인업만을 가동한다면 유수의 팀들과 겨루게 될 월드컵에선 경쟁력을 잃을 것이 뻔합니다. 때문에 포백 기반의 Plan A를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야 합니다.

 물론 비슷한 포메이션 안에서 몇몇 선수를 바꿔보는 것은 저 또한 찬성입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만약 대표팀 훈련에서 황인범 선수보다 백승호 선수나 이강인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번 이란전처럼 기용될 것입니다. 때문에 너무 나오는 선수만 나온다고 뭐라 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있을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대표팀은 Plan A를 확고히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때쯤이면 완성된 Plan A를 내보일 수 있길 바랍니다. 

나랑 같이 좀 뛸사람? (KFA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조지아전 이후 작심 발언을 하였구나라고 생각한 것이 이번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분명 최전방이었던 손흥민 선수는 경기 내내 프리롤을 맡으며 역습 상황 시 그 어떤 미드필더보다 빨리 내려와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주장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한편으론 아쉬웠습니다. 정우영이나 황인범 선수 등 미드필더들이 한 발 더 뛰어줘서 대신 커버했더라면 손흥민 선수가 좀 더 공격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 않았을지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손흥민 선수가 헌신을 보여주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도 수비 상황에서 더 열심히 뛰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손흥민 선수가 프리롤을 맡을 때 상대 진영에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손흥민 선수가 밀집 수비 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 또한 많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제가 앞선 포스트들에서도 말했듯이 개인기를 활용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주는 움직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실험해봤으면 하는 게 황희찬 선수의 톱 기용입니다.

소속팀에서 투톱으로 주로 기용되고 있는 황의찬 선수(FC 레드불 잘츠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현재 대표팀 부동의 원톱은 황의조 선수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황의조 선수는 저번 아시안게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경기를 뛰었으며, 특히 J리그에서 리그앙으로 넘어가면서 리그 휴식기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체력을 많이 소진한 황의조 선수를 대신하며 황희찬 선수를 톱으로 기용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황희찬 선수 역시 러시아 월드컵부터 아시안 컵까지 뛰면서 체력 고갈을 보이며 분데스리가 2 적응에 실패하는 모습이었으나, 휴식기 동안 잘 쉰 덕분에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소속팀에서 투톱으로 기용되면서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황희찬 선수를 손흥민 선수나 황의조 선수의 투톱 파트너로 기용하여 그의 저돌적인 돌파를 이용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돌파 시 기술과 피지컬이 그의 장점이라 생각되며,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어시도 많이 올릴 만큼 연계 플레이에도 능해진 모습을 보인 황희찬 선수인 만큼 수비수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음 A매치는 10월 10일 스리랑카전, 15일 북한전입니다. 홈에서 치러지는 상대적으로 약팀인 스리랑카와 경기인만큼 다시 한번 실험을 시도해볼 수 있는 벤투 감독입니다. 어찌 됐건 결과는 가져왔으면 좋겠으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전에서도 대표팀의 진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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