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어제는 조지아와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있었습니다. 2대 2 무승부로 끝난 이번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얘기해보겠습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이번 경기로 얻은 것은

1. 우리나라는 강팀이 아니라는 것과

2. 새 얼굴들을 기용해봤다는 것,

3. 벤투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을 위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이어지는 글에 써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파격에 파격! 세번째로 꺼내든 3백의 3-5-2 포지션

 

 앞선 포스트에서 제가 예상했던 라인업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벤투 감독은 Plan A를 확고하게 하기보단 아시아 예선에서 만날 두줄 수비의 파훼법을 실험하고자 파격적인 3-5-2 라인업을 꺼내 들었습니다.

 벤투호 부임 후 3번째 3백 포지션이었으며 권경원, 김민재, 박지수 선수가 이를 구성하고 아래로는 써드 키퍼였던 구성윤 선수가 골대를 지키고 그 위로는 백승호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됐습니다. 그리고 양쪽 윙으로는 김진수 선수와 황희찬 선수를 배치하여 황희찬 선수의 오버래핑을 통한 공격적인 전개를 꾀하였습니다. 

 투톱으론 예상 외로 손흥민 선수와 이정협 선수가 선발 출전하였습니다. 활동적이고 수비 가담이 좋으며 연계 플레이에 능한 이정협 선수와의 조합을 실험해본 듯합니다. 그 아래를 권창훈, 이강인이 받쳐주며 3-5-2 포지션이 완성됐습니다.

 이번 라인업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이강인 선수의 선발 출전에 기뻐했고 기대를 가졌습니다. 저 또한 국가대표 팀에서 처음보는 권창훈, 이강인, 손흥민, 백승호 선수의 조합에 기대를 갖고 경기를 시작을 지켜봤으나 우리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역시나 저의 앞선 포스트에서 조지아가 아시아 팀인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비적으로 나올 것 같진 않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이번 경기 우리나라의 선발 라인업은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왔을 시 압박을 덜 받는 백승호 선수를 기점으로 윙어인 황희찬 선수가 적극적인 돌파를 이용한 오버래핑으로 흔들어주고, 중앙에서 역시 권창훈, 이강인 선수의 패스 공급을 투톱인 손흥민 선수와 이정협 선수가 마무리하는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지아는 1선부터 강하게 압박을 들어왔고 때문에 백승호 선수가 볼 소유와 패스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조지아가 공격적으로 나오니 윙백 역할을 많이 안 해본 황희찬 선수가 오버래핑 후 수비 합류 타이밍을 잡지 못해 오른쪽이 많이 뚫리게 됩니다. 때문에 김진수 선수가 내려오며 수비 가담을 하였기에 공격적인 운영이 되질 않았습니다. 

 중앙에서도 마찬가지로 첫 선발 출전한 이강인 선수가 고전하며 볼 배급을 위해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수준급 탈압박과 패싱 능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아직은 완성안된 피지컬 탓에 힘 겨루기에 밀리며 공을 내주는 장면도 보여줬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성장 중인 선수고 팀에서도 기회를 많이 받고 있지 못해서 실전감각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강인 선수가 이런 모습들까지 전부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강하게 압박해오는 조지아의 경기운영에 볼 점유율도 밀리고 최전방까지 빌드업도 잘 되지 않아 손흥민 이정협 선수가 고립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선수들의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은 탓인지 선수들 간의 간격도 벌어져 수비와 공격진의 거리가 멀어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는 볼을 소유하고 짧은 패스를 통해 전방까지 볼을 빌드업하는 벤투 감독의 경기 운영에 큰 차질을 주었습니다. 

'인맥축구가 뭐라고요?' 그저 빛의조 (KFA)

 

 다행히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 선수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을 넣고 그 이후에도 교체돼 들어온 이동경 선수의 기점 크로스를 김진수 선수가 헤더로 연결하여 황의조 선수가 마무리 하여 총 두 골을 넣으며 위안을 줬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엔 황의조 선수 같은 팀의 확고한 스트라이커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경기였습니다. 

 후반 교체가 이뤄지고도 3백 포지션은 그대로 유지가 됐는데 어차피 친선전인 만큼 실험에 올인한 듯한 벤투 감독인 듯 했습니다. 1대 0으로 전반을 마쳤지만 만회골이 빨리 터진 까닭에 조지아의 압박이 약해졌고 또한 백승호, 박지수 선수 대신 들어온 정우영, 김영권 선수가 역시나 노련하고 안정적인 볼 소유와 배급을 해주었기에 후반에는 같은 포지션으로도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선발 출전한 이강인 선수를 비롯하여 교체로 들어온 이동경, 김보경 선수까지 우리나라는 이번 경기에서 새 얼굴들을 아낌없이 기용하며 그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김신욱 선수는 아쉽게 뛰지 못했지만, 앞으로 있을 아시아 예선은 상대 팀들이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게도 얼마든지 출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봅니다. 

 2대 2로 마무리된 경기를 보며 역시나 우리나라는 아직 강팀이 아닌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록 실험이라 할지라도 벤투 감독이 원하는 모습이 나왔어야 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볼 점유율을 최대한 가져오고 그 안에서 빌드업을 통한 최전방으로의 볼배급이 이번 경기에선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온 까닭도 있으나 우리나라가 강팀이 아니었기 때문도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안뛴 까닭도 있습니다. 이번 경기 포지션에서 수비진과 공격진의 간격이 벌어진 까닭도 그것이며 비록 체력적으로 준비가 안됐다 하더라도 감독의 전술을 수행함에 있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벤투 감독의 전술 이행을 위해서는 모든 선수들이 동료가 공을 받았을 때 한 발더 빈 공간으로 움직여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전술의 완성도가 좀 더 높아질 듯합니다. 이는 선수들이 좀 더 발을 맞춰보고 체력적으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3백 체제를 위해선 수비시 윙어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엔 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선수도 없고, 전술적인 준비도 부족합니다. 시간이 아직까진 부족했었던 듯하며 벤투 감독이 앞으로 어떻게 미완성의 3백 체제를 완성시킬지 생각해봅니다. 

 어찌 됐든 기대와 달리 2대 2 무승부로 끝난 경기이고 벤투호는 아시아 예선 전 친선경기에서 충분한 실험을 해봤다고 봅니다. 얻은것과 느낀 것이 많을 것이고 고민은 더 깊어질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팬으로서 이번 경기에서 새 얼굴들을 기용해봤다는 것과 경기 중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얻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너무 큰 비난은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Plan B를 점검한 것도 충분히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아시아 2차 예선의 같은 조인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승리를 거두며 더욱더 10일에 있을 투르크메니스탄 전에서의 승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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