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어제(8일) 중국 우한에서 있었던 중국과 베트남 U-22팀의 친선전 리뷰입니다. 

 

 경기는 베트남이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1골씩을 뽑으며 베트남의 2대 0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 경기가 우리에게 주목받았던 것은 단순히 베트남과 중국의 대결을 넘어 각 팀의 수장인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의 재회에 있었습니다.

한 때 사재지간이었던 두 명장의 재회(베트남축구협회)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감독과 코치가 17년이 흐른 뒤 각각 베트남과 중국의 U-22 감독으로서 재회하였고 경기 시작 전 뜨거운 포옹과 함께 박항서 감독이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보이며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이 경기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바로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의 참가팀들의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이 AFC U-23 챔피언십은 바로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대회로서,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1위부터 3위 팀까지 세 팀이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와 만날 수도 있는 이 두 팀의 경기를 주목하게 됐습니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 중국이 홈팀의 이점과 함께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약간 우세할거라 봤으나 이는 제 착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격에서 패스와 트래핑 등 잔실수가 많은 중국팀은 빌드업이 제대로 되질 않았고, 수비에서도 라인 형성 실패와 대인 마크를 놓치는 등 많은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베트남 선수들은 패스 연계에서 패스를 주고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매우 좋았고 때문에 빌드업이 중국보다 훨씬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전방 압박 또한 꾸준하게 해서 중국 수비를 곤란하게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반 18분경 중국 수비의 실수가 나왔고 이를 놓치지 않고 베트남 응우옌 띠엔린 선수가 골을 만들어내며 1대 0의 리드를 가져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후에도 중국은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활동량에서도 베트남 선수들에게 밀리며 볼 점유율마저 밀리게됩니다. 그렇게 반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치게 됩니다.

 이날 경기의 해설위원이 이영표 전 국가대표 선수였는데 정말 좋은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중국 선수들의 개인기가 부족한 이유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현재 중국은 국가적 축구 굴기 운동 아래 축구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슈퍼 리그에 수많은 스타 용병들의 유입으로 이어졌고 때문에 리그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 상태입니다.

 근데 이렇게 리그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젊은 선수들이 뛸 기회를 많이 제공받지 못하였고,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짐과 동시에 기본기가 부족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베트남의 V리그는 대부분 자국 선수들로 구성돼있고, 이번 U-22팀 내 선수 중에는 이미 팀에서 주전인 선수도 다수일 정도로 실전 경험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베트남 선수들의 기본기와 활동량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전이 시작됐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꾀하는 교체 자원들이 양 팀 동시에 투입이 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국은 여전히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는지 패스미스가 많이 나왔고 공격 과정에서도 볼 트래핑 실수로 인해 공격 연계가 안 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수비진이 대인 마크를 놓쳐 후반 12분 베트남의 추가골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역시 띠엔린 선수로 이번 경기 멀티골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번 경기 유독 수비진에서 아쉬움이 많이 보였던 중국인데, 선수들이 수비의 개념이 아직 잡히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포백라인의 오프사이드 트랩 유도도 부족했고, 측면의 크로스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에서 성급한 모습으로 크로스를 허용하는 등 수비의 견고함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반면 베트남 수비진은 체격은 중국보다 작았지만 더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라인 형성과 대인마크,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보다 월등히 앞서는 활동량으로 수비 숫자를 빠르게 채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답답한 후반전 경기중 그나마 골포스트 근처에서 슈팅과 세트피스에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던 중국은 후반 32분 에이스 장 위닝 선수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합니다. 베이징 궈안 소속으로 이번 시즌 18경기 5골 3 도움을 기록 중이어서 팀 내에서 실전 감각이 제일 좋은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특출 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중국이었습니다. 후반전이 끝나갈수록 활동량에서 베트남과 더욱 차이를 보이며 패스를 해도 미리 뛰어들어가지 않는 등 아쉬운 모습만 보였던 중국이었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그대로 2대 0으로 종료됩니다.

베트남을 강팀으로 만든 박항서 감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베트남 축구 협회)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저력을 발휘한 경기였습니다. 베트남의 경기를 몇 경기 본 입장으로서 베트남의 팀 컬러가 확고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인팀이든 U-22팀이든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왕성한 활동량이 점점 팀 컬러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2002년 우리나라 대표팀을 보는 듯했으며  내년 있을 AFC U-23 챔피언십에서 같은 조가 된다면 최고의 복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반면에 중국은 선수들 개인 기량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아무리 명감독과 좋은 전술이라도 이를 이행할 선수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영표 해설위원의 말을 빌리자면 언제나 중국이 이런 모습이진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넘치는 재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투자를 유소년 축구에 해왔고 그 결과 현재 U-10~12팀은 최고의 시설에서 유수의 해외 지도자들의 지도 아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이 10년 후 중국 축구에 등장한다면 중국 또한 무시 못할 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우리나라 역시 뿌리가 되는 유소년 축구에 투자를 많이 해야겠습니다. 다행히 김판곤 축협 위원장의 지원 아래 유소년 축구가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좀 더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가능한 8대 8 경기 도입과 성적을 우선하는 지도자들의 마인드 변화, 그리고 외국 지도자들 수혈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어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