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2019K리그 총결산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1. 명가 재건의 시작, FC 서울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3위로 오랜만에 클럽 대항전 출전 기회를 얻은 FC 서울! (네이버 캡쳐)

 

 지난 시즌 11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이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따돌리고 간신히 잔류한 팀이 바로 서울이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전북 현대의 리그 3연패 직전 우승팀이 바로 서울이었고 그만큼 좋은 기억과 많은 스타, 수도권 팀다운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FC 서울입니다. 부진 중이던 지난 시즌 소방수로 다시금 기용된 최용수 감독이 팀을 잔류시킨 이 후 알리바예프, 페시치 선수 등을 영입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리그 초반 알리바예프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최용수 감독의 좋은 눈썰미를 증명하였고, 골 넣는 수비수 황현수 선수, 베테랑 박주영, 고요한 선수들이 활약해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서울입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뒷심을 잃은 모습을 보여주며, 파이널 A그룹 5경기를 3 무 2패로 마감하며 아슬아슬하게 3위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특히 마지막 경기를 3위 경쟁자인 대구 FC와 치르면서 서울의 3위 등극보다는 대구의 2년 연속 AFC 챔스 진출 도전이 더욱더 주목받는 등 서울로서는 체면을 구긴 시즌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왕성한 활동력으로 '철강왕'이라 불리던 김진야 선수가 인천에서 서울로 이적했습니다 (FC 서울 페이스북)

 

 어찌 됐든 3위로 시즌을 마감한 서울인 만큼, 내년 AFC 챔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으며 3년 만에 클럽 대항전을 향한 문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최용수 감독 기용 효과와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돋보이는 시즌이었으나, 시즌 막바지 보여준 아쉬운 모습을 보면 클럽 대항전을 위한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서울입니다. 인천에서 김진야 선수를 영입하며 윙백 보강에는 성공했으나,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고명진 선수가 K리그를 복귀하며 원 소속팀인 서울이 아닌 울산을 택한 모습은 서울로서 아쉬운 대목입니다.

 울산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좋은 성적으로 매년 클럽 대항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도 명가라 불렸던 과거로 회귀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아직 남은 영입 시장 전쟁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순위와 관계없이 FA컵 우승팀에겐 AFC 챔스 직행의 자격이 주어진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페이스북)

 

 마찬가지로 과거 명가라 불렸던 수원 삼성 블루윙즈도 FA컵 우승에 성공하며 AFC 챔스 직행에 성공했습니다. 시즌 성적은 저번보다 더 떨어져 파이널 라운드 B그룹 8위였으니, FA컵 우승이라도 없었으면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수원입니다. 이제는 명가 재건을 위해 한 발짝을 뗄 진정한 시기지만, 전세진 선수의 조기 상주 상무 입단과, 비록 이번 시즌 활약이 미비했지만 여전히 골을 뽑아낼 수 있는 데얀 선수의 이탈 등 오히려 전력이 줄고 있는 수원입니다.

 모기업인 삼성이 스포츠단 투자를 감축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때문에 야구와 축구 등 인기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줬었던 삼성의 위엄이 예전 같지 않으며, 특히 수원 삼성은 FA컵 최다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비롯해 오래된 역사와 열렬한 서포터스를 보유하고 있는 팀임에도 이런 현실에 처하게 됐습니다.

 바로 앞 서울의 얘기를 할 때도 언급했지만, 성적을 위해서는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 CSL과 일본 J리그, 알 힐랄 FC라는 이번 시즌 AFC 챔스 우승팀을 내놓은 사우디 프로 리그의 사례만 봐도 투자로 인한 성적 상승과 리그 전체적인 수준 상승은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물론 그간 K리그의 인기가 저조하여 많은 구단이 투자에 인색했던 것은 안타깝지만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가 역대급 흥행과 동화 같은 스토리들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선수 영입에 투자하고 성적을 높인다면, 서울과 수원 같은 과거의 명가들은 팬들로 인한 수익창출과 구단 경쟁력 상승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병수 볼의 강원 FC와 킹메이커 포항 스틸러스, 내년 시즌에도 볼거리 넘치는 K리그!

 올 시즌 K리그에서 수 차례 언급되었던 병수 볼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리백을 주로 사용하면서 수비 상황 시에는 윙어들과 함께 5백을 구성하면서 수비 숫자를 늘리고, 반대로 공격 상황시에는 스리백을 제외한 전원이 올라가면서 공격 숫자를 늘리는 강원 FC 김병수 감독의 전략을 말합니다.

 이 상황에서 김병수 감독은 롱패스가 아닌 간결한 패스를 이용한 빌드업을 추구하며, 3백들의 빠른 상황판단과 빌드업 능력, 그리고 미드필더진들의 왕성한 활동력과 패스 능력이 필요한 전술입니다. 이러한 전술을 김오규, 윤석영 등의 센터백들과 한국영, 이재영 등의 미드필더진들이 잘 수행해주며 시즌 막바지까지 AFC 챔스 진출을 노렸던 강원 FC입니다.

 이런 강원 FC의 활약에는 김병수 감독의 전술을 이식하기 위한 막대한 훈련량이 뒷받침되었다는 소식이며, 덕분에 강원 FC는 이번 시즌 K리그 1 신인왕인 김지현 선수를 배출하고, 얼마 전 열렸던 동아시안 컵에서 이재영 선수가 국가대표로 차출되는 등 뜻깊은 한 해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강원의 스토리를 만들어낸 장본인 중 하나인 '공룡좌' (강원 FC 페이스북)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선수들의 노력과 감독의 전술, 축구 불모지로 생각되는 강원 서포터즈들의 응원 등을 통해 나름의 스토리를 써 내려갔으며, 이 스토리의 절정은 지난 6월에 있었던 포항과의 경기에서 5대 4로 역전 승리한 K리그 17라운드 경기였습니다. 이광연 선수가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첫 출전하였으나, 순식간에 4 실점을 내주며 프로의 벽을 실감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강원의 뒷심은 대단했고, 4골 차이를 추가시간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뒤집으면서 외국 언론에도 소개되는 명승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강원이 김병수 감독과 재계약을 통해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인구수 각각 28만과 21만여를 보유하고 있는 춘천과 강릉을 연고로 하고 있는 만큼, 홈구장의 접근성만 해결된다면 강원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축구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강원 FC 못지않게 재미난 스토리를 보여준 것이 바로 강원에게 대 역전패당한 포항 스틸러스입니다. 포항 스틸러스는 AFC 챔스 전신 대회까지 포함하면 3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팀이지만, 최순호 감독 체제에서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다가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게 됩니다.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성적표를 받아들이다가 팀의 간판스타인 김승대 선수마저 전북으로 보내며 올 시즌 암울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했던 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파이널 그룹 진입 직전 5경기에서 무려 4승 1 무를 거두며 간신히 파이널 그룹 A에 안착한 뒤,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도 2승 2 무 1패를 거두며 최종 4위를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에서 강팀 서울과 울산을 잡아내면서 K리그의 향방을 마지막 경기까지 끌고 간 장본인이 바로 포항이기도 합니다.

동해안 더비 완승을 통해 전북의 우승을 이끌어내며, '킹메이커'가 됐던 포항 스틸러스 (포항 스틸러스 페이스북)

 

 그리고 평소 '동해안 더비'로 불리며 라이벌 관계였던 울산과의 최종전을 4대 1로 승리하며, 울산을 준우승에 그치게 만드는 등 나름의 저력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포항입니다. 6년 전의 악몽을 그대로 울산에게 다시금 꾸게 해 주었으며, 이를 통해 내년 동해안 더비가 더 치열해질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시즌 김기동 감독 선임을 통해 성과를 거두게 된 포항이며, 에이스 김승대 선수를 내주긴 했지만, 완델손과 일류 첸코 선수 등 외인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이번 시즌 마지막을 장식한 만큼 내년 시즌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가 됩니다. 

 많은 경기들 속에서 이야깃거리와 재미를 주며 K리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2019 시즌입니다. 이를 통해 유치한 많은 관중들을 내년에도 유지하여 K리그의 흥행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남은 크리스마스 저녁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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