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019 K리그 총결산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1. 두 팀 승격, 이번 K리그가 기대되는 이유

  K리그 2의 우승을 차지한 광주 FC와 4번째 도전만에 경남 FC를 끌어내리고 승격에 성공한 부산 아이파크가 2020년 K리그 1에 합류했습니다. 2016년 2팀 승격 이후 오랜만에 K리그 1에 두 팀이 바뀐 것입니다. 작년과 다른 두 팀의 등장, 그리고 무엇보다 팀의 경쟁력이 두 팀 모두 충분하고 관중 동원의 잠재력 또한 풍부한 광역시를 연고로 한 팀이란 것이 다가오는 K리그 1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먼저 저번 2018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전 대전에게 패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던 광주입니다. 하지만 박진섭 감독의 광주 FC 부임 1년 차에서 보여준 성과인 만큼 충분히 기대를 가질만했고, 그 기대는 2019년 현실이 되었습니다. 광주의 괴물 공격수 펠리페는 27경기 19골 3 도움의 기록으로 득점왕에 올랐으며, 또 다른 용병인 윌리안 선수 또한 8골 2 도움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센터백인 아슐마토프 선수 또한 출중한 수비를 보여주는 등 용병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또한 국내 선수인 이으뜸, 여름 등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으며 이를 통해 팀 득점 59점, 실점 31점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K리그 2 우승에 성공하게 된 광주 FC입니다. 이 과정에서 박진섭 감독의 과감한 전술 사용이 돋보였습니다. 박진섭 감독은 쓰리백을 주로 가동하면서도 공격 시에는 센터백 두 명을 놔둔 상태로 전원 공격에 나서는 매우 역동적인 전술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때문에 공격 시 숫자의 우위를 이용한 강한 압박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리그 최소 실점팀이 됐다는 것은 선수들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감독의 전술 지시에 잘 따랐을 뿐 아니라, 센터백들의 기량 또한 출중했다는 것을 짐작케 합니다.

이번 시즌 축구전용구장 개장과 함께 알찬 영입들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광주 (광주FC 페이스북)

 

 이제 K리그 1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광주는 펠리페 선수를 지켜내면서 제2의 말컹이 될 수 있는 또 한 명의 선수와 함께 시즌을 치르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대 축구의 흐름에 따라 대구 FC의 주장을 맡기도 했던 수비수 한희훈 선수를 영입하며 K리그 1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전력을 갖췄습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젊은 지략가 박진섭 감독의 다음 시즌을 기대해봅니다. 

 다음으로는 수많은 도전 끝에 드디어 승격에 성공한 부산 아이파큽니다. 부산은 지난 시즌 팀 득점 73점으로 1위에 등극하며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K리그 2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팀 안양을 제압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 FC를 꺾으며 승격에 성공했습니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준 부산이었기에 득점원 또한 다양했습니다. 14골의 호물로 선수를 비롯해 K리그 2 경험이 풍부한 젊은 선수 이동준 선수와 임대 복귀 후 성공적 시즌을 보낸 이정협 선수가 각각 13골, 또 다른 용병 노보트니 선수가 12골을 뽑는 등 눈이 즐거운 공격 축구를 보여줬던 저번 시즌의 부산입니다.

벌써 4시즌 쨰 부산과 함께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호물로 선수 (부산 아이파크 페이스북)

 

 특히 호물로 선수는 첫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이제 4 시즌째 부산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한국말도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선수로,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 오프 중 골을 기록한 뒤 카메라에 정확한 발음으로 '마 이게 부산이다' 한 장면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팀에 대한 애정이 높고 충성도가 높은 용병을 보유한 부산입니다. 광주의 펠리페 선수 또한 K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공한 만큼 두 용병 선수가 K리그 1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이외 부산 또한 베테랑 수비수 윤석영 선수와 안산 그리너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빈치씽코 선수를 K리그 1로 불러들임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과연 K리그 1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로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야겠습니다.

#2. 잔류 왕 인천과 감동의 스토리를 쓴 유상철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는 저번 시즌과 같이 이번 시즌 또한 부진했던 초반의 성적을 후반기에 만회하며 잔류에 성공하면서 잔류왕 타이틀을 지켜냈습니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 B 다섯 경기에서 2승 3 무 1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소설의 끝을 장식했는데, 이 과정이 더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유상철 감독이 함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상철 감독은 인천에 부임한 이후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으며, 이를 인천 유나이티드 SNS를 통해 직접 밝히며 그간 떠돌았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본인이 직접 해명을 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인천의 잔류를 위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런 유상철 감독의 의견을 접한 인천 팬들과 선수들의 비장한 각오와 잔류를 열망하는 마음의 크기가 어땠을지는 지금도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잔류에 성공한 인천과 함께한 유상철 감독은 역대급 시즌이었던 K리그의 마지막을 감동으로 채워주었고,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나면서 꼭 그라운드에 다시 복귀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유상철 전 감독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아직 기억하는 제 기억 속에 영웅으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유상철 감독입니다. 아무쪼록 반드시 병을 이겨내고 다시금 그라운드에 서 있는 유상철 감독을 볼 수 있었음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3. 강등당한 두 팀, 실망할 틈이 없는 환골탈태를 시도하다

 2팀이 승격한 만큼 2팀이 강등을 겪은 저번 K리급니다. 바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남 FC입니다. 특히 제주는 시즌 초부터 꾸준히 하락세였음에도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고, 때문에 무기력하게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자동 강등됐습니다. 모기업이 대기업임에도 성적 향상을 위한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이는 강등이란 결과로 나타난 만큼 다른 K리그 팀들에게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게 해 준 사례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무기력한 강등 뒤 움직임은 주목할만합니다.

 바로 남기일 감독의 선임입니다. 성남 FC에서 사퇴한 뒤 휴식기를 갖겠다고 한 것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진행된 선임이었습니다. 남기일 감독이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렸던 성남을 다시금 K리그에 복귀시킨 경력이 있는 만큼 제주에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이와 동시에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 선수와 강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수비수 발렌티노스 선수를 영입하며 K리그 1에서 부진했던 투자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제줍니다.

 진작에 투자가 이뤄졌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K리그 2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모습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부산 아이파크에 패하며 K리그 2로 강등된 경남 FC도 다음 시즌 승격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습니다.

 2017 시즌 승격 뒤 2018 시즌 준우승으로 시민구단으로서는 엄청난 모습을 보였던 경남 FC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야심 차게 영입했던 조던 머치 선수가 각종 구설수를 남기고 향수병을 이유로 떠났으며, 룩 선수 또한 초반 부진했음과 동시에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강등의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K리그 2에서 우승, 그리고 K리그 1 준우승, ACL챔스 예선이란 큰 경험들을 단 3년 만에 겪었음에도 역시 축구공은 둥근 듯합니다. 

 강등 후 팀의 에이스였던 쿠니모토 선수와 베테랑 김효기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을 떠나보내게 된 경남입니다. 하지만 2002년의 영웅 중 한 명인 설기현 감독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의 탈바꿈과 이번 시즌 승격이란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되었습니다. 영입 선수로는 수원 F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백성동 선수를 비롯해 저번 시즌 K리그 2 도움왕 장혁진 선수, 그리고 저번 시즌 부상으로 아쉽게 이탈했던 네게바 선수 등이 있습니다. K리그 1에서 수비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경남 FC인 만큼 이번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금 승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야겠습니다.

#4. K리그 2의 잠재력, 관중 동원으로 이어질 것인가?

 저번 시즌 K리그는 1과 2 모두 관중 동원에 있어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있는 이번 시즌인 만큼 다시금 관중 동원에 성공한다면, 그로 인한 수익이 투자로 전환되어 리그 수준 또한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 만큼 K리그보다 인기가 적었던 K리그 2 또한 승강제 도입 이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K리그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만큼 관중 동원에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앞선 말했듯이 K리그 1에서 뛰었던 제주와 경남이 강등되면서 승격을 위한 많은 영입을 시도하고 있고, 이 팀들과 경쟁하기 위해 다른 팀들 또한 새로운 선수들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안타깝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안산 그리너스는 브라질 명문 산토스의 유스 출신인 브루노 선수를 영입해 공격진 강화를 꾀하고 있고, 지난 시즌 K리그 2에서 부산처럼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줬던 FC 안양은 인천에서 임대해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이정빈 선수를 정말 영입함과 동시에 부천에서 뛰었던 K리그 베테랑 닐손 주니어 선수를 영입하며 다시금 승격을 노립니다. 

홈 구장 내 가변 좌석으로 재미를 본 안양은 새 시즌에도 관중석의 변화를 꾀하며 더 많은 관중 동원을 위해 노력 중이다 (FC안양 페이스북)

 

 이외에도 제주가 강등되면서 모기업인 SK의 전 연고지인 부천과의 라이벌 매치가 성사된 것 또한 이번 K리그 2의 흥행요솝니다. 부천이 수도권에 위치한 도시로 관중 동원력이 좋고, 저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를 통한 관중 동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안양이 홈구장에 3면 가변석 설치로 축구 전용구장 효과를 내면서 저번 시즌 관중 동원에 성공한 만큼 다른 구단들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관중 동원을 위한 새로운 구상과 마케팅을 시도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치열했던 경쟁과 감동이 어우러졌던 2019 K리그는 지나간 과거가 됐습니다. 저는 새로운 2020년 K리그 또한 이런 재미와 감동이 함께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갖고 리그가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새로운 시즌은 2월 29일 시작됩니다. 그때를 기다리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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