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제가 블로그 초기 자주 언급했었던 이승우 선수에 대한 얘기를 오랜만에 해볼까 합니다. 

 이승우 선수가 베로나에 남을 것이라는 저의 기대와 달리 벨기에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떠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프리메라리가 지로나에서 같은 고민을 하던 백승호 선수도 과감한 용단으로 분데스리가 2 다름슈타트로  향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바르셀로나 산하 유스팀 출신이라는 공톰점과 함께 2017 대한민국 U-17 월드컵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라 팬들로 하여금 많은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백승호 선수에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이번 다름슈타트로의 이적이다 (다름슈타트 인스타그램)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같은 간절함으로 절박했을 두 선수는 현재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백승호 선수는 다름슈타트 이적 후 분데스리가 2 11라운드 기준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함과 동시에 최근 팀의 2연승을 함께하며 팀의 확고한 주전 선수로 발돋움했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출전 경험을 받으며 자신의 진가를 여지없이 드러내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출전 경험을 보장받기 위해 세리에 A에서 더 하위리그인 벨기에 주필러 리그 신트 트라위던 vv로 이적한 이승우 선수는 이적 후 11라운드까지 8경기 연속 출전이 무산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 사이 언론과 네티즌을 통해 감독과의 불화설, 등 번호 반납설 등 루머에 시달리며 선수 생활 외적으로도 힘들 이승우 선숩니다.

백승호 선수와 같은 절실함이 있었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이승우 선수 (신트 트라위던 SNS)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할 당시 감독의 구상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현재 상황이 더 중요하므로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 선수 본인 인터뷰와 브라이스 감독의 11라운드 경기 후 인터뷰를 정리해보자면, 이전에 훈련 중 코치와 이승우 선수간에 작은 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큰일이 아니었고, 이승우 선수는 훈련에 열심히 임함과 동시에 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독 또한 이를 언급했고, 신트 트라위던에 29명의 선수가 있는 만큼, 모두를 기용할 수 없으며 그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추후에 그의 기용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저는 두 선수가 이적할 때, 지금의 백승호 선수처럼 많은 출전 기회를 통해 경험하고, 성장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에게 주어진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았고, 그가 원했던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는 이번 시즌입니다. 

 줄어든 출전 기회로 인해 국가대표와도 멀어지고 언론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기사가 나올 때마다 네티즌들에게 도 넘은 비난을 받고 있는 이승우 선숩니다. 기대를 많이 받은 만큼 어릴 때부터 주목받았고, 때문에 그간에 안 좋았던 행실이나 이야기들이 종합되어 지금의 모습까지 온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안 좋은 여론을 형성해내는 언론도 자재했으면 좋겠고, 네티즌들도 도 넘은 비난은 삼가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의 2선 자원은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등 걸출한 유럽파 이외에도 권창훈, 나상호, 문선민, 김보경 선수 등 많은 실력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포화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두꺼운 2선 자원을 보유한 것이 오래된 일은 아닐뿐더러 선수들의 부상, 컨디션 저하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기존의 자원들과는 별개로 다른 스타일의 백업 자원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비록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어 정체되는 느낌의 이승우 선수지만, 그가 보여준 개인 기술과 창의성은 분명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느린 스피드와 약한 피지컬은 경험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의 기술적인 능력은 약팀을 상대할 때마다 상대의 강한 수비 전략에 고전하는 우리 대표팀에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승우 선수를 응원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그가 실력만을 믿고 연습을 게을리하는 선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여기서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국가대표에서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만이고, 우리는 다른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면 됩니다. 왜 우리가 축구 팬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그가 메시 같은 슈퍼스타가 되길 원하며, 그러지 못하면 출전하지 못한다고, 실력이 없다고, 인성이 덜 됐다고 비난하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축구 선수로서 21살이면 적지 않은 나이인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아직까지 기회가 많을 나이입니다. 먼 타지에서 세리에 A라는 간판을 포기하고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주필러 리그에서 노력하고 있는 이승우 선숩니다. 오랫동안 출전하지 못한 게 안타까운 것은 선수 본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비난과 비판보다는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이승우 선수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제2의 손흥민과 제2의 기성용으로 이강인, 황인범, 백승호 선수 등이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강인 선수는 어린 나이임에도 발렌시아라는 큰 구단에서 챔스와 리그 경기를 소화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0년을 이끌어갈 인재라 생각되는 이강인 선수에게도 언제든 이승우 선수 못지않은 비난이 쏟아질 거라 생각하니 심히 걱정이 됩니다. 대표팀에서 궂은일을 도 맡아하는 황인범 선수는 이미 기량 미달이니, 국가대표를 제외하라느니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비난이 문화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 인터넷에서 언론인은 최고의 바람잡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 기사 캡쳐)

 

 축구팬으로서 선수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는 비판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주목받으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그에 따른 실망을 이들에게 비난으로 표출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습니다. 이런 기대감을 부풀린 것은 언론이고, 그에 따른 비난을 먼저 주도하는 것도 언론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많은 조회수가 필요한 언론인들이겠지만,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신이 쓴 기사가 우리나라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정도는 생각해보고 기사를 작성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축구를 보고 인터넷을 이용할 많은 축구팬들도 좀 더 성숙한 마인드를 가지고 의견을 제시했으면 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갖고 글을 작성했지만, 평소 축구에 관련된 소식을 즐겨보는 만큼 제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었기에 담아봤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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