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민 풋볼입니다. 오늘은 태국에서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거둔 우리 U-23 대표팀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점끝에 1대 0 신승으로 우승! (KFA 인스타그램)

 

 AFC 연령별 대표팀 대회에서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우리나라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4회째였던 연령별 최고령 대회인 U-23 챔피언십에서는 최고 성적이 준우승으로 아직까지 우승이 없었던 우리 나랍니다. 때문에 결승전에 진출하며 도쿄올림픽 진출 확정이란 쾌거를 올렸음에도 우승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김학범 감독과 우리 선수들은 기어코 우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회 내내 많은 선발 출전 명단을 바꿔가는 로테이션을 돌리며 경기에 임해왔고, 이는 결승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아시안 게임부터 왕성한 활동력으로 김학범 감독의 머슴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야 선수가 본래 자리인 풀백에서 2선 윙어로 선발 출전하는 파격 또한 있었습니다. 김진야 선수와 2선을 담당한 선수들 또한 이전 두 경기 기회를 받지 못했던 정우영 선수와 김진규 선수를 기용하여 새로운 2선 라인이 완성됐습니다. 

 원톱 자리는 조규성 선수와 경쟁 중이던 오세훈 선수가 맡게 됐고, 대회 내내 언성 히어로로 불리며 3선에서 살림을 도맡았던 원두재 선수 또한 선택을 받으며 전체적 라인업은 변화와 무게중심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모양새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결승전 이전 5경기 1 실점할 정도로 수비에 강점을 보인 팀이었습니다. 아시아권 국가지만 중동국가인 만큼 체격에 있어서도 강점이 있었고, 때문에 오버래핑 시에 빠른 측면 침투를 보여줬던 김진야 선수를 오른쪽 윙어로 배치하여 최전방에서 맞이하게 될 체격적 우위를 빠른 측면 돌파로 풀어보고자 했었던 김학범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가 예상대로 탄탄하여 대표팀은 공격에 활로를 쉽게 찾지 못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재미를 많이 봤었던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킥이 번번이 수비진에 막히며 고전하는 모습이었고 2선의 김진야 선수도 상대 수비 돌파와 연계 패스에서 어려움을 보이며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대회 내내 많은 기대를 받았던 정우영 선수의 활약도 미미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측면과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기회를 창출하려는 모습이 돋보였고, 상대 수비 다리 사이로 알까기를 해서 얻은 1대 1 찬스와 오프 더 볼 상황에서 좋은 위치 선정으로 슈팅 기회를 얻는 등 돋보이는 장면들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기대로 인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여주며 이런 기회들을 놓쳤고, 때문에 전반 종료 후 교체되며 아쉽게 이번 대회를 마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 소속팀 프라이부르크로의 이적 후 좀처럼 실전 기회를 얻지 못한 탓에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이며, 아직 나이가 어리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기에 다음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김학범 감독의 대회 내내 돋보였던 용병술은 결승전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진했던 정우영 선수를 이동준 선수와 교체해줬고 그에 더해 이동경 선수를 투입하며 2선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2선의 변화로 측면 돌파에 힘을 얻게 된 대표팀이고 대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동준 선수는 투입 후에도 측면에서 많은 드리블 돌파 시도와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김학범 호의 에이스임을 보여줬습니다. 

 다양한 공격 시도에도 사우디의 수비는 탄탄했고 경기는 그대로 연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답답한 공격에도 의미 있었던 것은 무득점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오세훈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세훈 선수는 최전방에서 공을 소유할 때 수비수를 등지고 최대한 버텨주며 2선으로의 연계를 가능케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체격적으로 전혀 밀리는 모습이 없었고, 또한 슈팅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보여줬습니다. 

 연장전에 접어들어서도 양 팀의 공방 속에서 나오는 골은 없었으며, 이대로 승부차기로 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세트피스 상황이 우리 대표팀을 구하게 됩니다.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 상황, 지난 요르단전에서 연장 시간 극적인 프리킥 골을 선보였던 왼발 스페셜리스트 이동경 선수의 프리킥이 정확한 궤도를 그리며 골대 근처로 향했고, 이 공을 정태욱 선수가 망치로 찍듯이 마무리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골로 연결시킵니다.

 그간 대표팀의 센터백으로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정태욱 선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공을 머리에 맞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기대를 모으게 했습니다. 결국 결승전 골까지 만들며 세트피스 상황의 스페셜리스트로 등극하게 된 모습입니다.

원팀의 단결력과 조직력이 돋보였던 이번 김학범 호 (KFA 인스타그램)

 

 이후 김학범 감독은 수비 가담이 부족했던 김대원 선수 대신 김태현 선수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되며 대한민국은 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AFC 주관 연령별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아시아의 호랑이임을 보여준 대한민국이며,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것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얻은 우리 대표팀입니다.

 첫 번째는 조규성, 오세훈 선수의 경쟁으로 인한 시너지 효괍니다.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도 감독을 맡았던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황의조 선수를 선발하며 공격수 자리를 채우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U-20 월드컵 준우승 경험을 가진 오세훈 선수와 K리그 2 풀타임 출전의 경험을 가진 조규성 선수가 최전방 자리를 두고 경쟁하며 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세훈 선수는 체격적 우위를 통해 공중볼에 강점을 가짐과 동시에 볼 소유에 강점이 있으며, 유연한 몸으로 어려운 슈팅 또한 곧잘 때려내는 등 우리 대표팀에 필요한 공격수의 자질을 갖췄습니다. 그와 경쟁하는 조규성 선수 또한 큰 키로 공중볼 경합이 가능하고, 골 냄새를 잘 맡아 위치 선정이 좋으며 무엇보다 슈팅 기회가 나오면 최대한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황의조 선수와 유사합니다.

 두 선수 모두 나이가 젊고 무엇보다 공격수의 수비 가담과 압박이 중요해진 현대 축구에 있어 왕성한 활동력으로 이를 충족해주는 선수이기에 활용가치가 높고 때문에 둘의 경쟁은 시너지 효과가 되어 대표팀 공격진을 더 날카롭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두 번째는 실전 경험이 많은 젊은 선수들입니다. 해외파인 정우영 선수가 실전 경험 부족으로 제 역량을 못했다면, 이와 반대로 어린 나이임에도 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었고 이번 대회 그 능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선수들이 이번 결과를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 MVP인 원두재 선수가 그렇습니다.

김학범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숨어있던 또 다른 인재! 원두재 선수 (KFA 인스타그램)

 

 원두재 선수는 지난 시즌 J2 리그 아비스파에서 33경기 출전하며 활약했고 이를 토대로 K리그의 강팀 울산으로 이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체격적 우위를 앞세워 터프한 볼 차단을 보여줬고, 이런 수비적 모습뿐만 아니라 볼을 소유할 시 차분하게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한 뒤 좌와 우로 넓게 공을 전개시켜주는 모습이 흡사 기성용 선수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확실히 젊은 선수들은 좋은 리그에서 뛰는 것 보다도 실전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원두재 선수뿐만 아니라 K리그 2 MVP 이동준 선수, 철벽 수비를 보여준 정태욱 선수, 왼발의 가치를 보여준 이동경 선수 등 K리그 주전급 선수들의 활약 또한 고무적입니다.

 이강인, 백승호 선수 등 유럽파 차출에 실패하였으나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국내파 선수들의 경쟁력과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 및 전술을 여지없이 보여준 이번 대회라 생각됩니다. 이제 남은 A매치 기간들을 활용해 고민을 거듭할 김학범 감독이고,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여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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